SSG 랜더스 추신수(39)가 KBO리그 데뷔 후 첫 멀티포를 신고하며 어느덧 홈런 부문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에 앞서 상대 코치에게 묻는 등 타격 부진을 탈피하고 싶은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추신수는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시즌 4, 5호 홈런을 잇달아 터뜨렸다. 원정서 처음 맛본 손맛이었다.
첫 두 타석에선 뜬공으로 물러났던 추신수는 팀이 6-2로 앞서던 4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김대우(23)의 초구 123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쳤다. 시즌 4호. 원정에서 처음 때려낸 홈런이다. 비거리는 117m. 타구 속도는 174.8km의 총알같은 홈런이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에 그친 추신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또 한 번 대포를 가동했다. SSG가 9-3으로 크게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초구를 받아쳤다. 김윤수(22)의 149km 직구를 공략했다. 추신수가 1경기서 2개의 홈런을 신고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16~17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던 추신수는 2경기 만에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2주 자가 격리 후 빠르게 몸을 만들었지만 훈련량은 여전히 부족했다. 그래서 개막 후에도 타격감을 좀처럼 올리지 못했다. 8일 한화전에서 첫 홈런과 안타를 기록하기 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기도 했다.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9일과 10일 이틀간 안타를 기록했지만 11일 LG전부터 14일 NC전까지는 다시 무안타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가 16~17일 KIA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다시 타격감이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18일 KIA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다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경기전까지 추신수의 타율은 0.186으로 1할대였다.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시범경기 할 때부터 '공을 아예 칠 수가 없다, 치기 힘들다'라는 느낌은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칠 수 있는 공들이 파울로 연결되거나 헛스윙을 하는 횟수가 많아지다보니까 조바심이 생겼던 게 사실이다. 또한 잘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해결책을 찾았다. 자신의 스윙 영상을 보며 분석했다. 추신수는 "오늘 경기 전 미국에서 좋았을 때의 스윙과 한국에서 했던 스윙들을 비교해보면서 다른 부분을 찾고자 했다"면서 "무엇보다도 생각을 바꿨다. 타석에서 잘 맞지 않다 보니 잡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마음 편히 심플하게 생각하고 보이는 공에 스윙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경기 전 삼성 김용달(65) 코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타격에 대해 여전히 답답함이 있었던 추신수였다. 그래서 상대 코치임에도 주저함없이 자신의 타격에 대해 물었다고. 그는 "미국에 있을 때도 타격에 대해 조언해주시고 궁금한 걸 물었다"며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상대팀이지만 혹시 눈에 보이는 게 있으면 알려주십시오'라는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과연 김용달 코치는 추신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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