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수뇌부가 빅리그 진입을 위해 치열한 주전경쟁 중인 양현종(33)을 직접 챙겼다.
14일(이하 한국시각) 복수의 관계자들은 "지난 11일 존 대니얼스 텍사스 사장을 비롯해 크리스 영 단장과 조시 보이드 부단장, 스카우트 팀장이 양현종을 저녁식사에 초대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대해 격려했다"고 전했다. 선수는 양현종만을 초대했다. 식사장소는 대니얼스 사장의 숙소였다.
양현종은 지난 8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캑터스리그이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안타(1홈런) 1탈삼진 1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당시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과 더그 매티스, 브랜든 사가라 투수코치는 등판을 앞둔 양현종에게 "첫 경기는 신경 안 쓰겠다. 편안하게 던져라"고 말하며 미국 무대 첫 실전 등판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려 노력했다.
직구 밸런스에 문제를 드러낸 양현종은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컸다. 타자들도 섰고, 관중들도 있어서 재미있게 던졌던 것 같다"고 했다.
주전경쟁이 어색한 양현종이 첫 등판에 의기소침할수도 있었던 상황. 구단 수뇌부가 발벗고 나섰다. 현장 관계자들은 "구단 고위층이 새로운 환경에서 부담을 안고 싸우는 양현종을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수뇌부는 양현종의 KBO리그 커리어와 거액을 포기하고 빅 리그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선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마련된 저녁식사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뇌부의 격려 덕분이었을까. 두 번째 실전 등판에선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은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 오브 피닉스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팀 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해 1안타를 내주고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예고대로 자신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공인구 적응력과 투구 밸런스, 타자와의 대결 모두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밸런스가 100%가 아니라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면서도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모든 공이 지난 번 등판보다 좋아졌다. 직구 구속이 많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포수 드루 부테라가 공 끝 움직임이 나쁘지 않으니 구속에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했고, 6회 슬라이더과 체인지업이 더 잘 들어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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